블로그를 옮깁니다



이러저러한 이유로, 그렇게 되었어요.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짐작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.
찾아 오는 손님은 드물지만, 주소를 남겨 봅니다.
인사 전해 주시면 기쁠 거에요.

새 주소는,
blog.naver.com/waytoblue11






by 하품 | 2008/09/18 00:04 | 잡담 | 트랙백 | 덧글(0)

믹스테잎의 시절


테잎를 마지막으로 만진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,
공테잎를 사들이며 녹음해 대던 때가 가장 열렬히 음악을 듣던 때였던 것 같다.
추억을 자극하면서도 아리따운, 이 테잎스킨이라니(종류도 서른 가지가 넘는다),
Mixwit라는 음악 서비스- 세상엔 능력자가 참 많다.



MixwitMixwit make a mixtapeMixwit mixtapes



며칠 전 처음 맛본 야구의 열기를 되새기는 노래로 시작하여, 이것저것 두서없이 섞은, 그야말로 믹스테잎 1번.

Play Me!




by 하품 | 2008/08/25 17:59 | 다시부르다 | 트랙백 | 덧글(3)

손을 잡아 주세요, 워리



<월-E>를 보았다. 실은 지난 첫 개봉 주말, 하루를 투자해 <다크 나이트>와 연이어 보았다. 둘 다 장안의 화제작, 이라 생각했는데 스크린 수나 쏟아지는 리뷰들을 비교하면 아무래도 <월-E>의 기가 약한 듯 싶다. 그러거나 말거나 내 마음엔 워리가 오셨다(월-이, 라고 쓰지만 발음은 아무리 들어도 워리, 다). <다크 나이트>는, 연출과 촬영과 각본 모두 훌륭하고 연기는 신들린 거 알겠고, 배트맨은 이모저모 매력적인 수퍼히어로이자 분석거리 풍성한 텍스트라고 생각하지만, 극장을 나온 후에 유령처럼 머리 위를 떠돌지는 않았다. 워리는 떠돌았다. 반짝반짝 우주를 담은 눈과 때묻은 몸통과 덜컹거리는 바퀴가, 그리고 무엇보다 수줍게 내밀던 그 뭉툭한 손이 정수리 위로 아른거렸다.

그저 여자의 손을 잡고 싶어 애태우는 남자였다면, 이렇게까지 어여쁘지는 않았을 것이다. 애태운다, 는 감정이 제게 있는 줄도 몰랐던 이 네모난 로봇은 다만, 지구에서 인간이 모두 떠난 뒤 7백 년 동안 쓰레기를 치우며 살아 오던 중, 낡은 비디오테이프- <헬로, 돌리>의- 를 발견하고 틈날 때마다 돌려 보면서 손을 잡는다는 것이 오래오래 전 인간들 사이에서 쓰였던 친밀감 내지 애정의 표현이라는 걸 익혀 두었다. 그 인식이 이브를 만나면서, 그야말로 빵 터진 것이다. 은근한 지식의 축적과 돌연한 인식의 전환. 그리고 차마 내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손. 이런 것들이 합쳐지면서 "손을 잡는다"는 행위는 <월-E>에서 더없이 낭만적이고 두근거리는 것이 되었다. 게다가 워리가 누군가. 뉴욕 타임즈처럼 거창하게 시지프스에 비교하지는 않더라도, 버려진 지구에서 수 세기를, 홀로, 반복되는 일을 떠안아, 게다가 성실하게 살아 온 존재가 아닌가. 그런 이에게 찾아 온 두근거림의 순간이, 어찌 한갓 인간의 연애 따위와 비견될 수 있겠나.

<월-E>의 시각적 아름다움은, 날로 발전하는 테크놀로지의 덕을 입어 아름답고 정교하기 그지 없다. 황무지 지구의 스산함에도 감탄했지만, 그곳을 벗어나 우주로 나아갔을 때, 별과 우주와 빛과 어둠, 경이 그 자체를 보여 주는 <월-E>의 솜씨는 놀랍다. 픽사 특유의 촘촘한 각본에 따뜻한 시선에, 정치적으로도 대략 올바르고,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. 그러나 난 기사를 쓰는 게 아니니, 그런 얘긴 다 필요없다. 초반 삼십 분, 약간의 효과음 외에는 대사 없이 진행되는 침묵만으로도 충분했다. 마침내 입을 열고 나서도 고작, 워어어어리리리리- 이이이이바아아아- 만으로 대화하는(연인들 사이에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나, 라는 로맨티시즘의 궁극)이라니. 참으로 채플린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순진무구함이 아닌가. 인간들은 쓸데없는 계략과 고민을 흩어 놓느라 분주한데, 이들은 온 지구와 우주를 통틀어, 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함께 해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는 게 아닌가.

픽사의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, <월-E>엔 주기적으로 튀어나오는 농담도 적고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극적인 긴장감도 약하다. 낡은 아이팟이나 고전 영화를 배움의 매개체로 등장시키고, 먼 곳에서 안락하게 수백 년을 유영했으면서도 고향으로 과거로 돌아가기를 선택하는 인간을 등장시키고, 최첨단 이브와 구닥다리 워리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, 이 남다른 SF는 노스탤지어를 중심으로 움직인다. 아이들보다는, 추억을 더듬는 데 익숙한 어른들에게 알맞은 영화. 그런데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. 픽사는 정말이지 위대하다. 조금 더 어렸다면, 미국 어디쯤 살았다면, 픽사에 달려가 바닥 청소라도 시켜만 달라고, 매일같이 이력서를 들이밀며 징징거렸을 것 같다. 

픽사 전시회를 보고 와서 글을 마저 쓰려 했지만 몸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워리 얘기를 먼저 적어 본다. 입소문이 좋아서인지 아직 남은 극장들이 적지는 않다. 부디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들 워리를 만나 보세요. 저는 워리를 만나고 나서 이제껏 겪어 보지 못한 병, 1. 워리와 이브의 피겨를 사고 싶어 쇼핑몰을 들락거리고 2. 워어어리이이이- 이이이바아아아- 의 발음을 다른 호칭들, 이를테면 나아아아루우우야아아아, 에 적용시키는 증상에 시달리게 되었지만, 그런데도 <월-E>를 한 번 더 보고 싶네요. 올 여름, 워리 덕분에 마음이 뜨끈해졌어요. 


by 하품 | 2008/08/23 05:09 | 눈뜨다 | 트랙백 | 덧글(5)

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



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내는 것이 위선같다 싶기도 하지만, 아예 눈감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.
덧붙여, 이 '지식채널-e'를 연출해 온 김진혁 PD는 지난 주를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서 물러났다 한다. 지난 5월 12일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'17년 후'가 방영된 이후 이루어진 인사다.







by 하품 | 2008/08/21 11:29 | 중얼거리다 | 트랙백 | 덧글(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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